역사적 회담일까 역사적 실수일까?
싱가포르 정상 회담 사람들을 매료한 정치극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며 비핵화에 진심으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추가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위해 영화 예고편처럼 제작한 동영상을 준비했다. “데스티니 픽처스” (Destiny Pictures)가 제작했다고 주장한 이 동영상은 긴장감 있는 음악을 삽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영상을 담았다. 영상속의 내레이터는 극적인 목소리로 메시지를 전했다: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시작, 평화 중 하나. 두 남자, 두 지도자, 한 운명. 특별한 순간의 이야기. 반복 될 수 없는 기회가 한번 주어졌을 때 그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트럼프는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북한과 회담을 가졌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업적을 남긴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가 역사적인 장면을 만들었는지 역사적인 실수를 범했는지에 대해서 평가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다. 지금까지 어느 미국 대통령도 한반도에서의 한 · 미 군사 훈련을 일방적으로 중단 할 것을 약속적은 없었으며, 많은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특히 상대방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상회담을 여는 것은 많은 비판을 샀다. 김정은은 그의 선대들이 꿈꾸어왔던 것을 성취했다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다. 그는 실용적인 핵무기 능력을 구축하고 동시에 자유 세계의 지도자에게 “매우 존경 받을 만한” 동료라는 수식어를 들음으로써 국제 사회의 인정을 받았다.
결국 정상 회담에서 나온 공동 성명서는 북한과 협상 파트너들이 제시한 수많은 과거의 비공식 문서를 희석시킨 것이다. 이는 1992 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남북간의 합의를 본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고 1994 년 제네바 합의와 제 4 차 6 자 회담의 2005 년 공동성명서와 같은 양식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기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조기에 핵확산금지조약 (NPT)에 회부”한다는 기존의 약속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면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막연하게 약속 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조항을 비핵화를 향한 진전이라고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싱가포르회담 공동 성명서는 화학 무기, 사이버 전쟁, 핵 확산, 그리고 (놀랍지 않게) 인권은 물론 탄도 미사일에 대한 거론은 찾아 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