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의 외교 정책 – 우리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리처드 마우드(Richard Maude),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2020년 11월 12일
조 바이든(Joe Biden)은 국제주의적 사고방식과 함께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새롭게 할 야심찬 의제를 가지고 대통령으로 취임할 것이다. 바이든은 탈 많은 국가주의와 자기 이익만을 중요시하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는 상반되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 외교정책에 대한 바이든의 비판은 직접적이고 명확하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과의 거리를 멀어지게 하였고, 독재자들에게 힘을 실어주었으며, 미국의 소프트 파워의 원천을 "파쇄"했다고 주장한다. 파리협정과 같은 국제협정에서 탈퇴하는 것은 미국의 신뢰도를 손상시켰다. 대중국 정책은 경쟁 없이 대립적이기만 했다.
어떠한 대통령도 외교 정책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는 없으며, 이는 바이든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미국 내에서는 판데믹과 싸우고 경제를 회복시키는 것이 가장 복잡하고도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트럼프의 대선 패배가 워싱턴의 정치적 양극화를 끝내지는 못할 것이다. 또한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한다면, 바이든은 입법과정을 통해 자신의 의제를 추구할 여지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불가능하다고 단정 지을 이유는 없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변혁적 정책을 위한 재원은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주요 내각 인선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대법원과 관련된 사안이 또 다른 장애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국제적으로 바이든 팀은 이전보다 빈곤하고 비열하며 더욱 분열된 세계를 마주할 것이다. 자유주의가 후퇴하고 있고, 민족주의가 부활하고 있으며, 주요 권력 경쟁이 전략적 역동성을 규정한다. 바이든의 외교정책은 이러한 새로운 현실을 반영하지 않으면 실패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과 그의 팀은 그들이 원하는 출발점이 어디인지 알고 있다. 바이든은 미국의 "핵심 가치"를 다시 새롭게 하기 위해 "결단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미국이 다시 한번 모범을 보임으로써 힘을 발휘하도록 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대통령 임기 초기에 민주주의 국가들간 정상회담을 개최하여 국제 민주주의를 재건하는 것을 대표 의제로 삼고 있다.
기후 변화는 최우선 과제이다. 대통령 당선자는 미국의 접근법에 대한 혁명을 야기하며 "엄청난 규모(epic scale)"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바이든 행정부 아래 미국은 파리협정에 재가입하여 2050년까지 순 배출 제로화를 약속할 것이다. (의회에서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의 기후변화 계획은 기후 복원력, 에너지 효율성과 연구 및 혁신에 대한 거대한 투자를 약속한다.
또한, 바이든은 "모든 주요 국가들이 국내 기후 목표 실현 의지를 높일 수 있도록 주도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중국, 일본, 한국이 모두 20세기 중반까지 (중국의 경우 2060년) 순 탄소 배출량 제로를 약속하면서 호주의 기후변화 개선의지 부족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바이든은 캔버라에서 그의 국제적인 캠페인을 시작할지도 모른다.
바이든은 미국에 대한 동맹국들의 인식을 회복하고 이러한 협력관계를 중국과의 경쟁과 공동의 국익 증진을 위해 보다 효과적으로 이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바이든 행정부 하의 미국은 세계보건기구(WHO)나 세계무역기구(WTO) 등 트럼프 행정부의 표적이 되었던 다자기구들과 재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이 모든 것은 호주의 국익에 부합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의 백악관보다 더 친무역적이고 무역적자에 덜 집착하기를 바라야 한다. 그러나 호주는 신자유주의로의 회귀는 없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바이든의 캠페인은 미국 중산층의 정치적경제적 어려움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미국의 보통 일반 가정에 미치는 세계화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현대의 주류적 우려를 반영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수십 년 동안 무역 경쟁과 자동화에 의한 미국 제조업의 전면적인 감축이 반영되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공정한 무역", 특히 중국과의 공정 무역을 계속 추구할 것이다. 바이든은 "바이 아메리카" (Buy America)라는 큰 계획을 가지고 있고 혁신과 기술에 대한 많은 투자를 예고했다. 그는 미국의 제조업이 서민 경제의 회복을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은 미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복귀를 위해 아주 미세하게 문을 열어 두었지만, 그의 행정부가 "미국인들이 세계경제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투자와 지원"을 하기 전까지는 이 문제는 고려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미국이 현재 형태의 협정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할 것 같지는 않다. 바이든 행정부는 CPTPP 회원국들이 노동 및 환경 보호법의 개선과 더 강력한 지적 재산권 규율 등 달갑지 않게 여길지도 모르는 변화를 요청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CPTPP 재가입의 의회 절차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중기에 부분적인 거래가 가장 좋은 전망일 수 있다.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가장 큰 외교 정책 과제가 될 것이다. 대중국 정책에 대한 몇 가지 가이드라인은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어떤 경쟁국들도 아닌 미국이 직면해야 하는 포괄적인 전략은 아직 없다. 이것은 현재진행형으로 앞으로 써야할 부분이다. 그리고 국제질서와 전략 전문가인 토마스 라이트(Thomas Wright) 브루킹스 연구소 (Brookings Institute) 선임연구원이 관찰한 바와 같이, 민주당 중도파 내에서도 중국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견해차이가 있다.
하지만 몇몇 분명한 사안들도 있다. 첫째로, 정책 선택에 대한 견해는 다를 수 있지만, 중국의 미국의 이익에 대한 도전이 심하다는 것에는 거의 이견이 없다. 바이든은 중국의 강화된 권위주의, 인권 침해, 무역 관행에 대해 특히 강경한 입장을 취해 왔다. 더 단단하고, 더 경쟁적인 관계가 더 지속될 것이다. 이것은 확실히 중국 지도자들 또한 예상하는 바이다.
둘째로, 바이든은 미국이 민주주의와 경제 및 기술력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미국이 동맹국 및 가까운 파트너들과 더 긴밀히 협력한다면 중국의 도전을 더욱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호주는 중국과의 어려운 관계에 있어 조금 더 자유롭게 움직이기를 바라겠지만, 중국이 호주에 가하고 있는 강압적인 경제 보복 등과 같은 몇몇 도전들에 대해서는 미국과 조율된 입장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민주당은 중국과 통신선을 유지하고, 군사간 충돌 및 기타 위기상활을 관리하며, 특히 기후 변화에 대한 국제적 의제를 진전시키기 위하여 더욱 경쟁적인 관계 속에서 전략을 모색하고자 한다.
바이든은 (미 재무부의 농장 지원과 더불어) 트럼프의 관세법이 미국 농부들에게 부담을 전가했다며 비판적 논조를 이어왔다. 그는 중국이 따를 것을 기대하며 더욱 세밀한 관세 정책을 펼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중국 회사들이 미국의 5G 네트워크에 진출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은 레드라인(red-line)에 근본적인 변화는 없지만, 바이든은 트럼프 행정부의 기술 전쟁에 일부 제약을 걸 수도 있다 (주요 투자자인 실리콘 밸리는 이를 바랄 것이다).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치열하게 중국과 경쟁하되, 합의된 레드라인 안에서 분쟁지점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한다면, 이는 호주에게 좋은 결과를 안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미중관계로 발전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낡은 포용정책이 중국의 행동을 바꾸지 못했듯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식한 망치질이 더욱 효과적이었다는 사인 또한 없다. 바이든이 직면하고 있는 딜레마는 국내 정책과 외교정책에서 전술적 변화를 고려하기에는 현재 중국의 힘과 자신감, 그리고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상호 관계가 중국 내 당의 입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협에 대한 집착이 너무나 크다는 것이다.
이는 불안한 공존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아니지만, 미국과 동맹국들이 오래동안 스스로를 더욱 굳건히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이든은 즉흥적이거나 본능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미국의 힘을 행사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그가 중국에 대한 압박을 과도하게 완화시킬 것이라고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미국과 인도 그리고 일본과의 관계는 계속 강화될 것이다. 바이든은 대만에 분쟁을 자극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대만에 대한 지지에서 물러나지도 않을 것이다. 이러한 바이든의 확고함은, 만약 트럼프가 남은 기간동안 이루지 못한다면, 대만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나타날 수도 있다.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정부들은 바이든의 다른 접근 방식을 환영할 것이지만, 이 중요한 지역에서 미국은 중국과 더 효과적으로 경쟁하기 위한 전략적 쇄신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치를 앞세운 외교 정책은 마찰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압박은 호주가 바라듯 균열되어가는 한미동맹의 균열을 완화시키겠지만, 앞선 행정부와 같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게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리차드 마우드(Richard Maude)는 아시아소사이어티 호주 지부(Asia Society Australia)의 정치부장이자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ASPI)의 선임연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