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부주도 무역정책 이해와 대응 방안
무역 관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효율적이고 새로운 접근법
웬디 커틀러 (Wendy Cutler),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ASPI) 부소장 — 2020년 7월 13일
최근들어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와 미-중 무역관계의 불균형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어 왔지만, 중국의 대규모 산업 지원금과 공기업(State-Owned Enterprises, SOE)의 행태, 그리고 중국이 경제에 미치는 과도하면서도 모호한 영향 또한 많은 염려를 낳고 있다.
미-중 1단계 무역협정은 양국간 긴장관계 해소와 중국의 미국 상품 및 서비스 구매 활성화에 목적을 뒀지만, 산업 지원금과 관련된 의제는 언제 재개될지도 모르는 다음 협상으로 미루어졌다.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다른 교역국들 또한 미국과 같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렇듯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산업 지원금 정책을 제한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적 규칙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정체된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WTO)와 다양한 국가들 간의 견해 차이, 그리고 중국의 복잡한 산업 지원 관련 정책에 대한 대응방안의 불확실성 등의 요인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는 중국의 핵심 산업 분야인 알루미늄과 반도체 분야 산업 지원 관련 조사를 진행하는 등 복잡한 지원 정책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두 분야의 조사 결과 모두 중국의 산업 지원금이 단순히 국가의 보호를 받는 기업들이 가격 경쟁에서 유리하게끔 돕는 현금 지원이 아님을 나타내고 있다. OECD에 따르면, 기업에게 투입되는 지원금의 흐름은 위로 올라가는 업스트림 정책(upstream help)과 아래로 내려오는 다운스트림 정책(downstream help) 등 다양한 방향성을 보일 수 있으며, 우호 지분, 부채 매입, 시장금리보다 낮은 가격에 제공되는 채권 등 여러 형태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상호 연결된 국제적인 이해관계(global value chains)의 특성을 이용하여 여러 생산 단계를 거쳐 특정 기업에 은밀하게 이익을 주는 형식의 지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불투명한 정책 구조는 지원금을 받는 기업 뿐 아니라 자금의 출처마저 불분명하게 만든다. 전(前) 미국 무역대표부(Office of the U.S. Trade Representative, USTR) 지적재산국장이자 현(現)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마크 우(Mark Wu)에 따르면, 지원금은 중앙정부기관에서 직접 유입될 뿐만 아니라 비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 때로는 전혀 언급조차 없이 상호 이해만을 바탕으로 – 간접적으로 중국공산당(Chinese Communist Party)으로 흘러 들어갈 때도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Asia Society Policy Institute, ASPI)는 2019년 가을과 2020년 봄에 세미나를 개최해 불공정한 경쟁 및 시장 진입 장벽,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급 과잉 등 무역활동을 방해하는 요소들의 주범인 중국의 지원금 정책에 맞서기 위한 인프라를 구출할 최선의 방안을 논의했다. 민간 부문, 싱크탱크, 정부, 학계의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결방안들은 다음과 같다:
- WTO를 통한 새로운 규칙 협상
- WTO 분쟁 해결 시스템의 개선과 활용
- 미국-유럽연합-일본 이니셔티브와 비슷한 특별 규칙을 기반으로 한 접근법 구성
- 무역 부문별 다자 협상
- 뜻이 같은 교역국들이 연합을 형성하여 대체 무역모델 확립
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Partnership, TPP)
세미나를 진행하는 동안 많은 전문가들은 지원금과 같은 문제는 단 하나의 묘책으로 해결되지 않을 거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여러 국가들이 한 뜻으로 문제에 대응을 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으며, 나아가 COVID-19 사태로 인해 세계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은 현 시점에서는 중국에 대한 대응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무역이 직면하고 있는 모든 도전과제들에 대하여 세미나에서 도달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 산업 지원금의 범위, 수준 및 성격에 대한 투명성은 필수적 요소이다.
- 해당 문제와 관련하여 진행되는 사안들, 특히 OECD가 진행중인 작업들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
- 연구 결과를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전환하는 핵심 단계를 거친다.
- 중국을 유일한 과잉 생산국이라는 전재를 기반으로, 중국이 새로운 세계무역 규정에 동의하도록 설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