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완화에 대한 IPCC 보고서가 아시아에 시사하는 바
현황: 기후변화에 대한 지식 증진을 담당하는 유엔 기구인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기후변화 완화 공약과 진전에 대한 최신 평가 보고서를 발간했다. IPCC 6차 평가 보고서(AR6) 3부작 중 최종 보고서인 제3실무 그룹보고서(WG3)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정점을 찍을 기회의 창이 곧 닫히기 때문에 각국의 더 실질적이며 즉각적인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노력이 필요하다는 최종 경고를 담고 있다.
상세 현황: 195개국이 공동으로 합의한 IPCC WG3 보고서는 배출 완화 전략의 전개를 설명하고 각국의 기후 노력이 장기적 배출 목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다. 본 보고서는 기후 변화와 영향, 적응 및 취약성에 대한 과학적 기초를 다룬 이전 두 보고서를 기반으로 하며, 올해 말 종합 보고서가 발간될 예정이다. 2014년 마지막 보고서를 발간한 후 8년 만에 IPCC가 완화 진행 상황을 재논의한 것이다.
본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19년 연평균 온실가스(GHG) 배출량은 지난 10년(2000년~2009년)보다 증가하였고 수 십년 사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무적인 사실은 GHG 배출량 증가율이 2000년대 2.3% 대비 2010년대에 1.0%로 낮아졌다는 것이다.
현재의 각국의 노력으로는 파리 기후 협약의 목표를 달성하기엔 역부족이다. 작년 COP26 총회 전에 각 국가가 제출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로는 올 세기말까지 기온 상승 섭씨1.5도 제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섭씨1.5도 제한 목표 달성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기회의 창이 곧 닫히게 될 것이므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25년까지 반드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 정점을 찍어야 한다.
IPCC는 목표 달성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과감하게 줄이는 동시에 수소나 바이오 연료와 같은 대체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한 적극적인 청정에너지원 활용 등을 통한 에너지 분야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다행스럽게도 재생에너지의 가격이 지난 10년간 낮아졌다. 태양에너지와 리튬이온배터리 가격은 85% 정도 낮아지고 태양에너지 활용도도 10배나 늘었다.
IPCC에 따르면,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및 탄소세 확대는 경제적 혜택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투자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 2020년 이미 전 세계 온실가스의 약 20%에 탄소세가 적용이 되었지만 더 많은 배출 저감을 촉진하기에는 아직 적용 범위와 가격이 낮은 상태이다.
행간 읽기: 2019년 전 세계 연 배출량 중 58%를 아시아 국가가 차지하는 등, 중국 및 인도 등 아시아 개도국의 GHG 배출량이 점점 선진국을 앞지르고 있다. 누적 과거 배출량의 균형도 변하고 있다. 1850년부터 2019년까지의 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살펴보면, 아시아가 30%, 유럽 및 북미가 40%를 차지했다. 하지만 유럽 및 북미의 배출량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아시아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의 배출량 증가의 원인은 다양하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 들어 아시아가 전 세계 공급망으로 주목을 받게 되면서 생산에 따른 배출량이 증가했고 결국 2010년에 선진국의 생산 기반의 배출량을 능가했다. 21세기 들어 아시아의 소비에 따른 배출량이 급증하기 시작했고 2015년쯤 아시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지역이 되었다. 아직은 순 배출지역인 아시아의 소비 기반 배출량 증가는 비록 1인당 배출량은 아직 선진국의 절반도 못 미치지만 아시아 지역이 발전하면서 전 세계 배출량에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했다는 의미이다.
긍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지난 10년간 아시아의 완화 정책이 개선됨에 따라 배출량이 초기 예상치보다는 낮다. IPCC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19년 사이 연 GHG 배출량 증가가 둔화세를 보인 이유는 에너지 효율성이 향상되고 탈 석탄으로 에너지 공급의 탄소집약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고 배출 국가인 중국, 일본, 그리고 인도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급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며 2050년까지 주 발전원이 될 것이다.
주요 교훈: IPCC 보고서가 전 세계에 시사하는 바는 지금의 공약과 실천 노력으로는 기후 변화의 대재앙을 막기에는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현재 많은 국가들이 파리 기후 협정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수단을 갖추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가능한 한 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아시아는 배출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넷제로(net-zero)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기술과 수단을 시험해 보기에 적합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그 역할이 크다. 넷제로 전환은 두말할 것 없이 새로운 경제 기회를 창출하고 투자 패턴을 바꿀 것이다. 화석 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 부문의 재정 흐름이 더 가속화될 수 있도록 더 많은 투자가 2050년까지 아시아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은 국내 배출량 저감 노력을 넘어, 해외 자본 흐름을 화석연료가 아닌 청정에너지로 전환해 아시아 개도국들의 배출량 정점 달성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