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 제재가 중국과의 경색 국면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
2022년 3월 15일, 애나 애슈턴 (Anna Ashton) | 22/12
전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미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국들과 함께 전면적인 대러 경제 제재를 가했다. 가장 최근 제재로, 3월 11일 미국은 G7 및 유럽연합과 함께 러시아의 최혜국 지위를 박탈한다고 밝혔다. 미 의회는 오래전부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번 조치를 강력히 요청해 왔었다. 미국의 향후 대중 정책 방향 중 ‘디커플링’ (decoupling)이 가장 많이 논의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간의 디커플링의 대가는 만만치 않았다. 미국의 대러 제재와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갈등 고조로 유가와 밀 가격이 역대 최고를 기록해 비료 및 기타 상품 가격도 덩달아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운송비 상승으로 인해 덩달아 오른 상품과 서비스 가격은 향후 몇 달간 인플레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러시아를 노골적으로 지원하자 미중 디커플링이 본격 논의되고 있으며 그 대가는 미러 디커플링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수치 비교로 보는 러시아와 중국: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경제적 여파는 러시아와의 디커플링의 결과다. 중국 경제 규모는 러시아 경제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며, 미중 경제관계의 규모와 범위도 미러 관계보다 더 크기 때문에 미중 디커플링의 여파가 휠씬 더 클 것이다. 다음은 러시아와 중국의 비중을 수치 비교한 것이다.
- 경제 규모 – 중국 경제 규모, 러시아와 비교 10배 이상
- 대미 무역 – 중국, 미국의 3대 교역국. 러시아, 20위권 밖
- 미 수출 – 중국, 미 서비스 수출 4대 시장이자 3대 미 상품 수입국. 러시아, 미 상품 수출국 40위, 서비스 수출국 19위.'
- 미 수입 – 미국, 러 수출품 중 9% 수입. 최대 수입품인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작년 미국 전체 공급의 1%만 차지. 중국, 모든 종류의 상품, 제조 물품, 완성품 수입하는 미국 최대 수입국
디커플링, 트럼프 시대 유물 아냐:
미중 디커플링이 수년간 논의된 사항이 아니라면, 미중 경제적 상호 의존성이 미러 관계보다 크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미중 디커플링의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 국방부 인도 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인 일라이 라트너(Ely Ratner)는 지나친 중국과의 상호 의존성으로 인한 취약성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에 많은 안보 전문가들이 디커플링에 찬성한다고 2018년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견해는 지난 몇 년간 더욱 퍼졌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접근 방식은 트럼프 때와 상이하지만, 위협을 인식하는 정도는 비슷한 수준이며 오히려 양국 관계를 더 좁히고 제한하는 경향을 보인다. 중국이 양 당을 결집 시키는 포인트로 작용해 지난 3년만 보더라도 미 의회가 발의한 중국 관련 법안이 약 100여 건에 달하고 그중 대부분은 양국 경제 관계 축소가 골자이다.
왜 문제가 되는가:
최근 러시아의 행보로 다른 대외 정책적 우려들이 가려졌지만 미 당국은 여전히 걱정의 눈초리로 중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의 대러 지원 때문에 중국의 부상 및 전략적 의도에 관한 기존의 우려가 더욱 악화되었다. 그 결과, 다방면으로 미중 경제 교류를 축소하자는 법안들이 속속히 발의되고 있다.
몇몇 러시아 관련 법안들도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달 초에 발의된 침략자와 거래 금지법 (the No Trading with Invaders Act)은 중국의 잠재적 대만 침략을 시사하며 WHO 회원국을 대상으로 침략 행위를 저지른 공산주의 또는 과거 공산주의 국가와의 무역 관계 정상화를 철회할 권리를 대통령에게 부여한다.
러시아와의 디커플링이 전면화된 가운데, 만약 중국이 노골적으로 대러 제재를 위반하고 러시아에 군사 장비를 제공하는 경우(미국은 중국이 이미 그랬다고 보고 있다), 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생화학 무기를 만들고 있다는 허위 정보를 공개적으로 퍼뜨릴 경우, 대중 강경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다.
요점:
대러 디커플링의 즉각적, 장기적 영향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본격 논의 중인 대중 디커플링의 여파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첫째, 중국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움직임에 동맹국들, 특히 인도 태평양 지역 동맹국들을 동참 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미국만 독자적으로 진행할 경우 경제 제재의 효과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그 결과를 미국 국민들에게 납득시키기 힘들 것이다.
둘째, 동맹국들의 동참 유무를 떠나, 현재 미국이 취하고 있는 대러 정책과 유사한 접근 방식을 중국에 취하면 미국과 국제사회는 생각보다 더 큰 결과를 마주하게 될 것이며 역대 최고 유가보다 더 큰 영향을 초래할 것이다.
여러 여건들이 수반되기 때문에 자동차 배터리와 수술용 마스크부터 속옷과 화장지에 이르기까지 특정 상품의 생산, 공급 및 가격 책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정확히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뿐만 아니라 물가 상승 및 실업, 저조한 경제성장, 재정적 여파 등이 미국 국민들의 생활에 끼칠 피해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현재 겪고 있는 피해는 미중 무역에 막대한 조치가 취해졌을 경우와 비교하면 새 발의 피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