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새로운 축: 한국
2020년 7월 28일
일제 강점기와 남북전쟁의 피해를 뒤로하고, 박정희 정권인 1961년부터 1979년까지의 한국은 빠른 산업화를 통해 중동과의 상업적, 전략적 외교관계를 확대해오고 있었다. 한국은 대부분의 중동 국가들과의 외교관계를 냉전시대에 수립했지만, 중동과의 양자협력은 21세기 이후에나 시작되었다. 1970년대와 80년대에는 주로 에너지와 건설 분야에 집중된 협력관계를 유지했다. 시간이 흘러 한국 경제발전의 핵심원으로 석유의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중동은 한국에게 더더욱 중요한 지역이 되었다.
세기가 바뀔 무렵, 한국의 역량 증가와 더불어 중동 국가들의 경제 다변화와 분쟁 후 재건을 위한 노력은 더욱더 상호의존적인 한-중동 관계를 만들었다. 오늘날 서방의 세계화가 후퇴하고 세계 힘의 균형이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지정학적 흐름은 다시 한번 아시아와 중동의 양자간 그리고 지역간 협력을 강화하게 하였다. 그 예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이라는 전략과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전략 모두 중동 국가들로 하여금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하게 하였고, 아시아의 신흥강국들은 국제적 포용력을 넓힐 필요성을 제고하게 되었다. 중동과 전략적이고 상업적인 유대관계를 넓히기 위한 기초 작업은 비교적 최근인 노무현 정부(2003–2008)와 이명박 정부(2008–2013)동안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초중반부터 한-중동 파트너십의 범위는 경제를 넘어 전략적, 외교적, 그리고 민간 유대관계로 확대됐다.
오늘날 한국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18개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 몇 년간은 한국과 걸프협력회의(Gulf Cooperation Council, GCC) 국가, 이란, 북아프리카 국가 간 고위급 인사 방문 빈도가 높아지면서 한국과 해당 지역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 한국은 혁신적이고 체계적인 역량과 경쟁적인 인적 자원을 통해 중동국가들과의 관계 발전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또한, 한국은 국제 원조를 할 수 있는 고소득 국가로서 충분한 물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파이어파워(Global Firepower, GFP)가 선정한 잠재적 군사강국 순위에서 6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어려운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강국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었으며, 동아시아에서는 더 이상 고래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로 여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의 중동 외교 정책은 갈림길에 서있다.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들이 모두 작용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문재인 정부가 2017년 5월 출범한 이후 한국은 대외정책에 영향을 미칠 주요한 정책적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은 여러 논란과 중동과의 원자력 협력에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우수한 COVID-19 위기관리는 한국의 공공외교와 소프트파워(Soft Power) 역량을 강화시켰다. 대외적으로는 중동의 지정학적 변동성, 미국의 이란 제재, 아랍의 봄(Arab Spring) 이후 중동국가들의 정치적, 경제적 전환 등이 미칠 영향이 한국의 정책입안자들에게 도전과제로 남아있다.